대동구 타이위안 루(太原路) 97항의 좁은 골목 안에는 대만에 남아 있는 유일한 주조소 ‘리싱(日星) 주조소’가 자리하고 있다. ‘리싱’이라는 이름은 장시링(張錫齡) 씨가 창업했으며, 현재는 그의 아들 장지에관(張介冠) 씨가 이어받았다. 그는 “대만에 인쇄소가 하루라도 남아 있어 납자(鉛字)가 필요하다면, 리싱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신념으로, 타이베이 최대 주조소가 문을 닫을 때에도 여기서의 주조 기계는 멈추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주조소는 예전 활판 인쇄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이었다. 흔히 쓰던 세 가지 서체(楷體·宋體·黑體)와 일곱 가지 크기가 리싱에서는 아직도 완전히 보존되어 주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각계 전문가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점진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납자 생산을 지속하고, 완벽한 주동(鑄銅) 글자형 제작에 힘쓰고 있으며, 나아가 ‘활자 인쇄 공예관’ 건립을 꿈꾼다. 주조 산업과 활판 인쇄의 문화를 보존하여 이 고대 기술에 새로운 문화 계승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리싱에서는 단체 해설을 예약하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친구 몇 명이 함께 방문해 현장 안내에 따라 직접 ‘집자(集字)원’이 되어 주조 기계 소리를 들으며 당시의 활기찬 장면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최근에는 그림·글 공모전, 해설사 양성 프로그램을 비롯해 납자 도장·활판 인쇄 체험 세트 등 문화 상품도 내놓았다. 마음에 드는 납자를 골라 창의를 발휘해 나만의 도장을 만들고, 세상에 하나뿐인 명함도 인쇄할 수 있다. 모두 함께 보물을 찾으러 오길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