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중 시 타이완 대로와 자유로의 교차점에 위치한 타이중 창화은행 본사는 일제 시대 쇼와 시기에 건립되었다. 건축은 고대 그리스·로마식 기둥을 모방해 웅장한 입면과 정교한 세부를 보여주며 타이중의 유명 랜드마크로 꼽힌다. 시 지정 고적이자 대만 최초의 민자 은행으로 보존·연구 가치가 높은 문화자산이다. 지금도 창화은행 타이중 지점 업무에 사용되며, 2층에는 당시 역사적 서류를 보관한 은행 역사관이 예약제로 공개된다.
청나라 시대 ‘두 주인(二所有者)’ 토지 제도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일제 총독부는 대규모 공채를 도입해 지세권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보상 조건이 열악해 민중은 이를 거부하고 현금화에 나섰다. 공채 신용을 지키기 위해 관청이 직접 매입하고 지역 유지들에게 사업 자금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 속 1905년 창화의 우루샹(吳汝祥)이 중부 지방 관료들을 소집, 22만 엔의 자본을 모아 창화에서 ‘주식회사 창화은행’을 설립했다. 루강 구셴룽(辜顯榮)이 감사로 선임됐다. 뒤로 환경 변화로 은행은 타이중으로 이전, 대만에서 본사를 중부에 둔 소수 대형 상업은행 중 하나가 됐다.
1936년, 현재의 타이중 창화 지점이자 새 본사가 들어섰다. 설계는 하오후 백캉(白倉好夫)과 탄샨기상(丹山喜三)이 맡아 서양 고전 양식으로 완성했다. 우아한 조각 장식, 둥근 시멘트 기둥, 튼튼한 철문이 고전적 금융 미학을 자아내며, 층고 높은 내부 레이아웃이 인상적이다.
대만 광복 뒤 국민정부가 전 일본 주식을 인수했다. 1947년 린셰탕(林獻堂)이 이사장에 선임되며 ‘창화상업은행’으로 개편됐다. 1998년에는 공·민합 자 은행에서 민영 은행으로 전환했다. 자유로 인근 정원에는 린셰탕 동상이 세워져 기념비로 방문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