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오의 집—감동이 느껴지는 창의적인 사찰 요리
일반 아파트에 숨어 있으나 접대소처럼 꾸며졌지만 사치는 전혀 없다. 사진 대가 사춘더의 공간 디자인 덕분에 옛 상하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간결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에 현대적 감각이 더해졌다. 나무 그림자가 살랑이며 중국 산수화의 아름다움을 더해 이곳이 문인들이 모여 시를 짓고 말을 남기기 좋은 ‘은신처’임을 직감하게 한다.
요리 역시 창의적인 사찰 요리로, 밖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다. ‘아자오’는 오직 맞는 손님에게만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하루 한 테이블이라도 예약은 필수다. 이곳은 모든 요리가 수작업으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 감동이 느껴진다. 대표 요리 ‘비옥 호박’은 사골을 10시간 우려낸 뒤 호박과 함께 2시간 졸여낸 것으로, 내어놓은 호박은 푸르고 부드럽며 투명한 광택을 머금고 있다. 전복이나 상어지느러미 같은 육수를 뿌리면 시원한 감칠맛과 단맛이 살아 있다. ‘호박 두부’는 입에 넣으면 천천히 퍼지는 향기를 느끼고, 가리비에 졸인 표고버섯, 아삭한 오크라, 수입 애슬레저스를 살짝 음미한 뒤 곱게 졸인蚕豆 소스를 찍어 각 재료의 본연의 맛에 독특한 풍미를 더해보자…… 볶지도 튀기지도 않고 기름도 쓰지 않아 모든 요리가 정교하게 완성되어 위와 비장에 부담 없이 오직 ‘편안함’이라는 말로만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