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반관—50년 변하지 않은 고향의 맛
인애로 울창한 녹음 사이에 숨어 있으나 풍아를 따지지 않고, 하나하나의 둥근 걸상이 큰 원탁·작은 사각탁을 둘러싸고 있으며 사람들은 제각각 밥을 더 떠 먹고 한 숟갈 한 숟갈 음식 향기와 함께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는 고향 맛이다. 더욱 묘한 것은 ‘충남반관’이란 이름답게 장소(江浙) 가정요리라고는 하나 집에서는 절대 만들어 낼 수 없는 훌륭한 맛이라는 점이다.
식당의 큰 솥에 볶아내는 바삭하고 달콤한 신선함은 일반 가정이 흉내 낼 수 없고, 수십 명 분량의 찜·조림·푹 끓인 요리는 더욱 진하고 감칠맛이 깊다. 게다가 간장·굵은소금 등 양념을 까다롭게 고르고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드는 요리는 겨우 몇 식구 먹이려고 감당할 일이 아니다. ‘충남반관’의 ‘제화황두(蹄花黃豆)’는 끓임·홍새오름·동결·찜을 이틀에 걸쳐 거치며 시원하고 쫄깃한 독특한 맛을 낸다. ‘김치소고기’는 자연 발효 절임법을 써 30년 묵은 루즙으로 맛을 내어 독특하고 아삭하다…….
1956년 이후 지금까지 세월의 발자취가 ‘충남’ 공간에 느릿느릿 남아 있고 미식가들은 이 소박하고 활기찬 분위기와 50년 변하지 않은 향수를 담은 요리들을 사랑한다.